죽어서도 내가 섬길 당신은 101

 

스물 다섯,

제 청춘의 마지막은

당신으로 끝이 났습니다.

스물 다섯의 제 기억 속에 계셨던 당신은

깊이를 잴 수 없는

호수와도 같았습니다.

온통 당신 주위만을 배회하다

줄을 드리울 만한 터 하나 잡지 못해

빈 걸음으로 돌아 나오는 낚시꾼이었습니다.

당신의 삶에 저 하나 밀어 넣지 못하고

이젠 스물 다섯 제 청춘을 마감하려 합니다.

진정 당신의 깊이가 어느 정도인지를

가늠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다가

스물 다섯 제 나이도 다 헤아리지 못하고

잊고 살아 온 것들 뿐인 세월이었습니다.

이제 와서

당신 하나만의 탓으로 돌리기엔

죄 없는 양심의 한탄 소리를 듣고

굳이 애쓰지 않아도

이것이 당신과는 마지막이란 걸 압니다.

스물 다섯 제 정신을 온통 혼미하게 했던

당신을 오래도록 사랑하고 싶었지만

당신 마음을 이끌었던 줄은

이미 다른 곳에서부터 이어져왔음을 절실히 깨닫고

이젠,

제가 먼저 지우려 합니다.

어차피 만남과 이별뿐인 세상.

그 무엇에도 서러워할 것도 못 되면서

자꾸만 서러운 당신과의 사이는

틈을 메꿀 수도 없을 만큼 거리가 멀어

이젠 제가 당신 사람이 아님을

절실히 깨닫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