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자리
스물다섯의
제 영혼을 마비시키는 당신.
한낮 내내 거리를 쏘다니다가
돌아와보면
방 구석구석마다
당신의 환상이 따라와
한 웅큼씩 뒹굴고
여전히
비어 있는 당신을 봅니다.
돌아와 섰는지 많은 시간이 지나도록
불을 켜지 못해
어둠은 곳곳마다 틈을 메우고
여전히 당신의 빈자리가
올올이 눈물을 뽑아내게 합니다.
돌아보면,
차라리 당신의 그늘 속에서 살던 때가
충분한 기쁨이었음을
피부로 절실한 시간이 되어 옵니다.
당신 음성 떨림을 뒤로 하고
이 도시의 희미한 거리로
키질한 웃음 흘리며 다시 나오는 길에
뿌려진 영롱한 안개 빛 아픔만
몸을 휘감아오고
생각지 않아도
어설프게 제 이름을 부르며
뒤를 따라올 것만 같은 당신이지만
돌아보면
썰렁한 바람만
빈 가슴으로 몰아쳐 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