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의 세월

 

당신과 그렇게 된 후

지독히도 썰렁했습니다.

당신의 빈자리에 울타리를 두르고

아무도 들어오지 못하게 지켰더니

당신의 빈자리에선

절망의 풀만 자랍니다.


언제까지나

내내 그리움으로 지켜내야 할

당신 몫의 자리지만

자신이 없는 건

세월이 갈수록 당신 얼굴 희미해져 가는

망각의 기억 때문입니다.


이제

당신을 위해

제가 무엇을 할 수도 없는

초라한 처지가 되고 말았지만

아직까지도

당신을 다 떨쳐내지 못한 대가로

구르는 낙엽들만큼이나

거리에 깔린

제 절망의 파편들만 지켜보며

그렇게 살아갑니다.


황량한 도시의 바람처럼

상처 난 자욱으로만 덮치는

당신의 그 예리한 칼질을

어느 한때도 피해보지 못하고

고통에 고통을 얹어

그 중량으로도 살아가는 건

아직까지 제게 남아 있는

당신에 대한 그리움의 세월이

허다하게 많다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