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후 일 년

 

하얀 눈이 내립니다.

당신을 망각해내지 못한

스물여섯 겨울의 끝에서도

하얀 눈이 내립니다.


시리도록 부신 눈발 속을

미친 듯이 헤매다 문득,

그 겨울 당신과의 밀어들이

온통 제 몸을 밀고 들어와

아픔과의 전쟁을 치르게 하셨습니다.


흰 눈발에 좋아하던 당신 모습과

흰 눈발 속의 인파 많은 그 거리와

갈색 커피 한 잔의 그 카페와

그리고 사랑이 있던 그때의 기억들......

노력해도 되질 않습니다.

노력해도 망각해내질 못하겠습니다.


얼마나 사랑한 당신이었으면

얼마나 아꼈던 당신이었으면

그 겨울을 보내고

또 다른 겨울을 맞았어도

당신을 잊어내지 못하는 것인지......


하얀 눈이 쌓여집니다.

세상의 모든 것들이 다 가려졌으면

당신의 기억마저 가려졌으면 하는

헤픈 바람 하나 가져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