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순백의 진실이 흩날릴 때
첫눈,
그 순백의 진실이 흩날릴 때
잿빛 도시로 가는 열차는
온통 비어 있었다.
첫눈이 오면
언젠가 한 번은 가보리라 다짐했던
네가 있는 그 도시에의 동경이
흰 눈발이 흩날리는 오후
텅 빈 하행 열차를 타게 만들었지만
나를 위해 그 초라한 역에서
네가 눈사람으로 서 있을지,
흩날리는 숱한 눈발 속에
시린 발 동동거리며
나목(裸木)으로 서 있어 줄런지,
왠지 자신이 없다.
하지만, 첫눈.
이 벅찬 기쁨을 너 아닌 다른 누구와도
나누기가 싫었기 때문이었다.
내가 잿빛 도시행 열차를 탄 것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