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름날의 꿈

 

이 도시의 절망적인 몸짓이 빚어내는

가련한 흐느적거림으로

한때, 가식에 묻혀 사랑을 꿈꾸다

유토피아의 땅으로 곤두박질치려던

내 꿈이 진정 어리석었다는 걸,

그 얼마나 오랫동안 깨우쳐야 하는지.


이건 분명 네가 떠남으로 인해 빚어진

도시의 높아 가는 빌딩 숲에 갇혀

허우적거리게 만드는 슬픈 몸짓.


애꿎게도 내가 너 아니면 일어설 수 없는

푸른 언어를 꿈꾸며 자라는

플라타너스 한 그루의 앙상한 가지같이

한 여름날의 꿈만 꾸며 기다리는

초라한 몰골로 서 있을 수밖에 없는

이 도시에서의 고립.


하지만, 진정 무엇이 나를 슬프게 하는지

내 슬픈 눈을 감싸는

절망의 어둔 눈물만 잔 속으로 채워지고

술 기운에 온통 흔들리는 불빛은

현란한 몸짓으로

스멀거리며 내 옷깃을 파고드는데

쓸쓸한 것의 의미도 모르는 채

하늘은 밤비를 불러 내린다.


그저, 사랑을 하고 싶었다.

그것이 무엇인지

무엇을 뜻하건

죽을 때까지 너로 인해 살아가는 나,

나로 인해 즐거워지는 너를 위하여

오직 사랑을 위해 사랑을 하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