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별에 외로이 떨어져

 

그때,

그 비는 알고 있었으리라.

너와의 이별 아침에

절망적인 몸짓으로 적셔 오며

내 내면을 모두 파고들었던 그 비는

진정 내 서글픈 심정들을

다 알고 있었으리라.


아직까지 그 아픔 이기지 못해

비가 올 때마다 안절부절 해지는

빗물 도시,

암울에 찬 하늘만 바라보는

내 심정을 지금 이 비도 이해해주리라.


현재에 만족되지 못한다고 하자.

단 한 번도 네가 없는 세상이

꽃으로 필 수 있다는 진리를 믿지는 않았지만

교묘한 정열을 앞세워

그렇게 질책하여서라도

꽃은 피우고 싶었다.


이 세상에 남아 있는

모든 걸 네 이름으로 부여시키고

필요 조건으로

너와는 결부되지 못한 채

내가 어느 별에 외로이 떨어져

내 삶의 몫을 다 살지 못한다 하더라도

네 기억 속에는 한때

그런 사람이 있었다는 인식쯤은

버리지 말고 살아주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