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 석 자
지금은 비록,
서로가 남남으로 불려질지라도
네가 내 이름 석 자 정도는
기억해줬으면 한다.
얼마 되지 않은 우리의 인연.
속세에서 우리가 만난 시간이라는 건
몇 억겁의 찰나에 불과할지라도
끝나는 생의 마지막에 섰을 때,
네가 내 이름 석 자 정도는
가슴에 품고 있어 주었으면 한다.
결국에는 서로의 이름 기억하면서도
만나지 못할 때는
이름 석 자 두고 돌아온 세월
바람이라도 불면
바람벽을 딛고 일어서
앙상한 슬픔을 덮어버리리라.
흐르는 것은 많은 법.
비로소 꿈이라는 느낌을 가질 때만이라도
네 사랑에 배반하지 않고 거역되지 않는
들꽃 하나로 살아 남아
순한 가슴의 닫힌 약속을
천천히 풀어내야 한다.
계절은 눈물로 돌고
내 상실의 아픔은 슬픔 이별을 체크하고
비틀거리는 걸음으로 그렇게 다가가
소리도 없는 두드림을 거듭하다
절망의 잔해에 아무도 모르게 갇히고 있지만
나를 위한 너는
이 세상 어디에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