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서도 내가 섬길 당신은 29

 

칙칙한 어둠을 이기고

절망의 긴 터널을

모두 벗어난다고 해서

당신의 고독을

모두 빼앗을 수 있는 걸까요?

스무 다섯 해를

고스란히 빼앗겨야 했던 당신의 실체 앞에 서면

정녕,

또다시 낯선 모습으로

처음 만난 사람 같은 표정을 하는

당신의 칼 같은 외면.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는 당신.

비어 있는 술잔 위를

절망은 싸늘한 그늘로 덮이고

한 개비의 담배에

한숨 섞어 내뱉어도

진짜의 고통은 폐 속에 잠재하듯

변명을 늘어놓아도 사로잡히지 않는 현실.

당신 앞에 서기가

이렇게 부끄러운 나날들을

정녕,

부수고 나갈 수 있는 날은 언제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