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서도 내가 섬길 당신은 32

 

밤이 오면

철저하게 무너져 내리는 가슴.

밤인데도

당신께서 오실 것 같아 문을 열고

새벽녘 이우는 달빛을 보고서야

돌아누웠습니다.

말을 하지 않아도

생각하는 것 자체는 고통으로 남고

죽음보다 더 괴로운 기다림은

밤을 데리고 새벽까지 따라와

제 곁에 머뭅니다.

당신의 화살이 제 사랑 주머니를 꿰뚫어

흘러내리는 고통의 가루.

순리대로 따른다면

모두 당신께서 직접 주워 담으셔야 하는데도

당신께선 진실을 외면하고

저만치 등을 보이고 떠나고 있습니다.

당신을 사랑하기로 한 인생.

마지막 종말이 두려워

비를 맞은 어린 새처럼

오들오들 떨고

무엇 하나든 확실하게 단정지을 줄 모르는

흐릿한 판단만 새벽길을 돌아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