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서도 내가 섬길 당신은 47

 

당신은 바람이었습니다.

항시 제 곁에 계셨어도

단 한 번도 제가 잡을 수 없었던

보이지 않는 바람이었습니다.

내내 그리운 가슴으로 살다

마지막에 쓰러질 때도 함께 할

당신 이름 가슴에 화인으로 남아

끝내 지울 수 없으리란 걸

뻔히 알면서도

차라리 당신을 모른다고

손 내저어 가로막아야 하는 현실.

부적합한 사랑인 걸 압니다.

평형을 이루지 못하고

어느 한쪽으로 기우는

속된 한숨으로 되돌려질

참 어려운 사랑인 걸 압니다.

이미 당신께 기울어진

제 몸 하나 추스르기도 어려운

지금 현 시점에서의 제 사랑은

바닥에 떨어진 채로 얼어 있습니다.

당신 하나 사랑하기에 죽도록 매달리던

수많은 날은 기억 속에 들어 있는데도

지금은

당신 하나 잊어 보려고 안간힘 쓰고

알고 보니

당신의 바람에

매몰차게 맞바람으로 응하지 못했던

죄 값으로

상반된 사랑만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