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서도 내가 섬길 당신은 52
커피를 마시면 당신이 그립습니다.
살아 있는 동안만
당신을 사랑하고자 하지만
벌써부터
당신을 섬기는 것에 힘이 들고
당신께로 가는 길이 자꾸만 좁아집니다.
밤 사이
무수히 떨어져 내린 봉숭아 꽃잎을 보며
가을이 다 지나기 전에
한 장의 추억을 더 새기지 못한
봉숭아 꽃물이 아쉽습니다.
당신을 팽개치고는
도저히 살아갈 수 없는 힘.
어디서 고통을 삭이며 울어야 할지도 모르면서
힘도 없이 쓰러져버리는 그리움을 안고
가을 사람이 되어 거리를 걷습니다.
당신과 함께 하는 시간이 행복인 지금,
동행하는 그 누구도 없음이 더 초라하고
이름도 모를 어느 거리 모퉁이에서
찬 가슴 끌어안고 쓰러질지라도
고통이 없는 곳이라면
맘껏 당신과 함께 할 수 있는 곳이라면
맨발로도 기꺼이 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