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서도 내가 섬길 당신은 53

 

어디에서부터 올 것인가

미리 예감하지 못하는

젊은 날의 죽음처럼

처절히 토해내어 온 사랑.

항상 넉넉하지 못해

굴곡진 그늘로만 자맥질하는 사랑 앞에

잡꽃 두어 송이 꺾어 들고

키 작은 아이처럼

감사의 마음으로 서면

사랑 때문에

당신의 기억 때문에

투박한 소리로

맥박은 펌프질하고

아직은 제자리에 머무를 뿐인

당신과의 인연에 대해 생각합니다.


잿빛 구름의 하늘.

이 도시를 가득 채운

패배의 멍에를 안고

스무 다섯 해

봄 같은 날만 연거푸 하기에는

당신의 횡포는 갈수록 심해집니다.

그럴수록 제 자신에 대한 이기심만

자꾸 커 가고

영원한 제정신의 채무 관계로

당신과 매듭지어진다는 겁니다.

당신과의 인연이란 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