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서도 내가 섬길 당신은 59

 

하루 온종일

당신을 당겼어도

돌아와 누운 가슴은

냉방처럼 썰렁하기만 합니다.

허기진 배를 채우듯

허겁지겁

당신을 제 안에 주워담았는데도

돌아와 보면

빈 바구니로 가볍게 흔들리고

사랑이야 제 아무리 미워도

그래도 약해질 수 없음을

오늘도 제게 가르치십니다.

당신이야

제가 흘리는 눈물만큼

제게 사랑을 주실까 마는

이미 제겐,

당신 아니면 살아 갈 수 없는

처절한 삶이 되어 있고

당신께선

꼭히 제가 아니어도 그만인

그런 사랑을 하고 계십니다.

그럴수록

당신에게 남아 있는

제 표정은 깡그리 지우고 싶고

제게 남아 있는 당신의 그림자마저 덮어

충분하게 제가 제 모습을 하고

제 이름으로 살아 갈 수 있는 날만

기다리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당신의 그늘만을 연연하며

고독과 그리움과 눈물의 세월들을

오래 살았던 대가를

다 치르고 난 후에

제 마음 다 돌려놓고

그때서야 사랑하지 않았다고

말해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