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서도 내가 섬길 당신은 60
마른 들녘에
풀꽃처럼 하이얗게 떨어져 가는
가물은 제 사랑의 우물.
아무리 퍼 올려도
더 이상 담겨져 오는 것도 없는데
잊혀져야 할 당신은 애틋하게 남아서
허락도 없이 곤두박질 제게로만 오십니다.
제가 올라야 할 사랑은
아직도 아프고 가파르기만 한데
질긴 사랑의 힘은 포기할 줄도 모르고
분신처럼 화려한 모습으로 남아
해질녘이면 어김없이
길손처럼 제 방에 드십니다.
사랑해주고 싶은 만큼,
사랑하고 싶은 만큼,
당신에게 모두를 털어 드렸는데
몇 날을 수놓아 짠 베 다시 풀며
떨려오는 사랑이
참 슬픈 빛이라 생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