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서도 내가 섬길 당신은 73

 

기실,

죽고 난 다음에야

제 곁으로 오실 당신이라 하더라도

눈뜨고 살아 있는 날

내내 당신을 기다리며 살겠습니다.

당신께서 제게 계신다면

잠시 헝클어진 추억이 꿈틀거리더라도

당신을 위해 제가 무엇을 한다는 것이

남루하게 보이지 않는 선까지만

당신을 지켜주며 살겠습니다.

죽을 때까지

이미 당신과는 못 만날 인연으로

점 찍혀 있지 않다면

어차피 당신을 한 번 사랑했으므로

끝까지 사랑하며

한 오라기의 만남에 제 모든 걸 걸고

당신의 따뜻한 가슴이 좋은 채로

제 감정을 끝까지 따뜻이 지켜내며

당신을 기다리는 일에만

목숨을 걸고 살겠습니다.

당신을 사랑할 수 있는

제 조건이 절벽이라 하더라도

당신의 얼굴 한 번 기억함이

어느 새 행복으로 그려지는 아침이 되고

살아 있는 모든 것들과 하나로 어울려

비록,

짙은 눈물 빛으로 당신께서 오신다 해도

그 눈물 안으로 다 마셔내

뼈를 녹이는 이 고뇌하고

남아 있는 잔재의 모든 것들마저

하나로 씻어내 버리고

세상에서 제일 깨끗한 몸으로

당신을 섬기며 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