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음악은 명품이다
인정할 것은 인정하자. 클래식 초보자들을 휘한 책을 보면 대부분 클래식 음악은 여러 음악 중의 한 장르라고 말한다. 클래식 음악을 처음 만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주기 위한 배려인지 모르겠다. 그러나 이런 배려는 오히려 클래식 음악의 진정한 가치를 왜곡시킨다.
'클래식 음악은 기초 예술이기 때문에 교양인이 되기 위해 알아두는 것이 좋다' '클래식 음악은 순수 예술이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지키고 보존해야 한다'는 주장은 그래도 낫다.
우리가 클래식 음악에 더욱 깊은 관심을 갖고 이해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이유는 다른 데 있다. 바로 클래식 음악이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세계인이 공감하고 감동을 나누는 매우 고급스러운 예술 장르이기 때문이다. '고급스럼다'는 것은 '비싸다'는 의미와 다르다. '높은 품격이 있다'는 의미다. 그렇다고 해서 지위가 높거나 재산이 많은 사람들이 즐기는 예술 장르라는 것이 아니다. 클래식 음악은 현재진행형이다
클래식 음악을 우리말로 옮길 때 대부분 '고전음악'이라고 한다.
우리가 감상하는 클래식 음악에는 위대한 예술가들의 철학과 사상, 사회 이념과 역사, 이상과 비전이 담겨 있다.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역사와 직접 교감할 수 있는 가장 진실한 예술 장르다. 클래식 음악은 인간의 본성을 찾기 위해 신의 무한 권위에서 벗어나 도적하고, 인간의 이성이 발전해온 역사인 것이다. 클래식 음악은 서양 음악이 아니다
클래식 음악은 서양에서 시작되어 서양에서 발전해온 음악 장르다.
우리나라에서 클래식 음악를 연주하는 뛰어난 음악가들이 셀 수 없이 많고, 세계를 무대로 활약하는 훌륭한 음악가들도 많다. 음악 감상은 창의적 예술 행위 음악을 듣는 것과 적극적인 감상 활동은 다르다. 음악 듣기는 가장 기본적인 음악 활동 중의 하나고, 음악 감상은 음악을 듣고 느낀 것을 서술하고 표현할 수 있는 능동적인 활동이다. 공부하면서 혹은 친구들과 이야기하면서 지나치듯이 음악을 듣는 것은 음악 감상이라고 할 수 없다. 반대로 작곡 배경, 곡의 주제와 형식 등 음악적 요소 등을 분석하며 듣는 것도 진정한 의미에서 감상이라고 할 수 없다. 감상 능력을 키우려면 집중할 수 있는 능력, 들은 것을 이해할 수 있는 능력, 선율과 리듬 등 음악적 요소를 기억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이러한 능력은 바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키울 수 있다. 따라서 음악 감상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음악 방송이나 오디오를 틀어놓고 앉아 있다고 해서 저절로 음악 감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음악 감상은 작곡가와 연주자가 의도한 감정의 흐름과 음악적 표현을 재경험하는 것으로, 매우 중요하며 창의적인 예술 활동이다. 그렇다고 해서 겁먹을 필요는 없다. 클래식 음악의 가장 큰 장점은 꼭 집중해서 감상하지 않고 듣기만 해도 많은 도움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동물들에게 음악을 들려주고, 꽃이나 야채를 재배할 때도 음악을 들려주며, 심지어 된장이나 간장을 숙성시키는 데도 클래식 음악을 사용하는 것이다. 클래식 음악을 들었을 때 유익한 점을 크게 세 가지로 꼽을 수 있다.
첫째, 정서적인 면에서 좋다. 많은 사람들이 클래식 음악을 틀어놓으면 차분해져서 작업의 효율이 떨어질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두뇌 활동의 안정성에 큰 영향을 미쳐 집중력을 높여주고, 학습이나 작업 능력을 향상시킨다.
둘째, 사고력의 발달에 도움이 된다. 무대에서 연주하는 악기 소리가 악기를 떠나서 공기를 타고, 또 공연장 사방의 벽면에 부딪히면서 적당한 울림을 이루고, 감상자의 귀를 통해 두뇌를 자극한다. 선율은 우뇌 홀동을 왕성하게 하고, 리듬은 좌뇌를 자극하면서 두뇌 활동을 활발하게 해준다.
셋째, 신체의 발달에도 많은 도움을 준다. 특히 클래식 음악을 이루는 악기들이 전해주는 소리의 파장은 사람의 두뇌뿐만 아니라 피부와 뼈, 근육, 신경까지 정화해준다. 오케스트라의 악기들은 다양한 피장을 동시에 복잡하게 전달하기 때문에 마치 파도 속에 온몸을 담그는 것과 같은 효과가 있다. 따라서 오디오를 통해 듣는 것보다 공연장에서 실제 연주를 감상할 때 그 효과는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 여행을 가듯, 책을 읽듯 음악을 듣는다 사람들은 보통 여행을 하기 전, 여행지에 대해 알아보고 떠난다. 아무 준비 없이 불쑥 떠나 운에 맡기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지만, 좀더 재미있고 유익한 여행을 하려면 사전 조사는 필수다. 음악을 만나는 것도 마찬가지다. 귀중한 시간을 내서 음악회에 갈 때 조금만 더 노력하면 훨씬 재미있고 깊은 감동을 얻을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음악 감상하는 것을 아주 쉽게 생각해서 별다른 준비 없이 공연장을 찾고는 별로 재미없다고 말한다. 음악 작품마다 작곡가들의 사상과 문화, 역사적 배경이 담겨 있으며, 연주자들마다 독특한 해석을 덧붙여 연주한다. 따라서 공연장에 갈 때는 여행지를 찾는 것보다 훨씬 입체적인 사전 준비와 이해가 필요하다. 준비가 잘 될수록 재미와 감동을 얻을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은 책을 읽어가면서 그내용을 알아간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가만히 책 읽은 과정을 따져보면 그 책의 내용을 머릿속에 그려놓고, 글을 읽어가면 머릿속에 있는 내용을 확인해가는 과정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다른 곳에서 책의 내용을 들었거나, 그 책과 비슷한 내용을 알고 있거나 , 차례를 보고 대략적인 내용을 머릿속에 그려놓은 다음 읽어가는 것이다. 처음엔 책의 내용을 전혀 파악하지 못했어도 어느 정도 읽다 보면 대략적인 내용이 그려지는데, 그때부터 책을 정상적인 속도로 읽어 내려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음악을 감상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어렴풋하게라도 머릿속에 그 음악의 형태를 그려볼 수 있을 때 음악 감상의 재미를 느낀다는 것이다. 음악의형태는 자주 반복해서 듣다 보면 어렵지 않게 그릴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여러 번 반속해서 들어보는 것이다. 여러 가지 형태이 음악을 자주 듣다 보면 제목만 듣고도 그 음악의 형태와 분위를 알 수 있다. 글 출처 : 윤희수 [교과서에 나오는 클래식 음악 100 - 추수밭 출찬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