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용어의 이해
모든 문화가 다 마찬가지겠지만, 음악 문화 또한 예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시대의 흐름을 따라 부단히 변모하여 지금에 이른 것이다.
낭만주의 음악은 19세기 초까지만 하더라도 그 형식은 비록 옛것을 답습했지만, 그 내용면에서는 풍부한 감정과 정서가 담긴 음악들이었다.
교향시는 관현악에 의한 표제 음악의 한 종류이다. 교향시의 창시자는 독일 신낭만주의 음악의 선구자인 리스트였다. 베를리오즈의 환상교향곡 [이탈리아의 해럴드],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그는 고정 악상(固定樂想 : Idee fixe)과 같은 방법을 사용했다. '고전 악상'이란 전 작품을 통해서 간혹 되풀이되는 짧은 선율로서, 일정한 의미와 내용을 가진 동기이다. 베를리오즈는 [환상 교향곡]에 나오는 연인의 테마를 그와 같은 짧은 선율로 표현하였으며, 바그너는 그것을 좀 더 확대시켜 시도 동기(示導動機 : Leit motiv - 악극·표제 음악 따위에서, 주요 인물이나 사물 또는 특정한 감정 따위를 상징하는 동기. 곡 중에서 반복하여 사용함으로써 극의 진행을 암시하고 통일감을 줄 수 있다. ≒시도 동기·유도 동기·지도 동기. 출처 : 네이버 국어사전)를 만들어 사용하였다.
고전 교향곡에서 볼 수 있는 동기(motiv)가 일정한 법칙에 따라 변화되던 것을, 교향시에서는 무엇인가를 분명하게 하기 위해 자유롭게 동기를 발전시켰던 것이다.
그러나 리스트는 그 같은 표현 수단을 한충 더 강화시켜 시적 개념을 높이기 위해 편성이 큰 오케스트라를 사용함으로써, 거기에서 풍부한 색채를 나타내도록 하였다. 말하자면 리스트의 교향시는 이처럼 교향악적인 관현악곡이라는 것이 하나의 특색인 동시에 매력이다.
1857년, 바이마르에서 연주된 그의 최초의 교향시 [산 위에서 듣다]는 빅토르 위고의 시집 <가을의 잎> 중의 낭만적인 장편시를 표제로 한 것이다. 그 후 수정을 하여 1854년에 이 작품이 완성되었는데, 이탈리아 르네상스 시대의 서사시인 타소 중의 <해방된 예루살렘>이란 시에 의해 쓴 작품이다. 교향시 [전주곡]은 그의 13개의 교향시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데, 이것은 19세기 초 프랑스 시인 라마르틴이 쓴 <시적인 명상>이라는 글에 나오는 짧은 문장을 음악으로 표현한 것이다. 리스트의 교향시는 19세기 후반에 이르러 유럽에 많은 영향을 주었고, ☞ 국민 악파의 작곡가들은 이 교향시를 즐겨 받아들였다.
한편, 독일에서는 이를 한층 더 발전시켰는데, R. 슈트라우스는이 교향시 분야의 최대 작곡가였다. 한편, 러시아 ☞ 국민 악파의 보로딘도 교향시 [중앙 아시아의 초원에서]와 같은, 동양적인 요소가 강한 교향시를 썼다. 그의 음악은 소박하면서도 한 폭의 풍경화를 연상케 하는 수법으로써 그 정경을 여실히 표현했다고 하겠다. 무소르크스키 또한 러시아 국민 악파 5인조의 한 사람으로, 그의 교향시 [민둥산의 하룻밤]은 널리 알려진 명작이다. 그는 이 문학적인 표제로 소박한 면을 잘 미화시켰다. 그 밖에도 러시아의 작곡가 차이코프스키, 림스키 코르사코프, 스크라빈, 글라즈노프 등도 알찬 교향시를 작곡하였다. 한편, 리스트의 직계 작곡가로서 체코슬로바키아의 스메타나를 들 수 있다. 그는 본래 독일의 ☞ 고전주의와 ☞ 낭만주의 음악에서 출발했지만 리스트의 영향을 받아 교향곡 작곡자로 군림하게 되었다. 그는 향토적인 속악(俗樂)과 무곡 등을 테마로 삼아 그 나라의 국민적인 음악을 확립시켰고, 조국과 자연과 역사를 찬미한 6곡으로 된 연쇄곡을 작곡하였다. 프랑스의 생상스도 교향시의 작곡가로 알려져 있다. 대표적인 [옹팡의 물레], [파에통], [죽음의 무도], [헤르클레스의 청년시절] 등이 있다. 그의 작품은 대부분 고전적인 기법에 기반을 두고 있지만, 그 내용에 있어서는 낭만적이며, 나아가서는 인상파의 선구자로서 시적인 상념을잘 표현한 작곡가였다. 인상파 음악의 창시자인 드뷔시도 [바다]를 비롯한 중요한 교향시 작품을 작곡했다.
현대에 이르러 교향시는 많은 변모를 거듭하면서 그 양상을 달리한다. 20세기의 작곡가들은 문학과 회화의 설명보다는 음악 그 자체의 미적인 추구에 관심을 돌리고 있다.
그러나 오늘날의 교향시를 보면 문학적인 묘사보다는 음악의 구성적인 면에 더 집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 낭만주의 시기에 전성을 보이던 교향시는 이미 종말을 고하고 있었다. 그러므로 오늘날에 있어서의 교향시적인 작품은 보다 다른 차원에서 표제 음악의 새로운 문제로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